8·2 대책 한달...주택시장의 흐름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위원
기사입력 2017.08.3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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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인 8·2대책이 나온 지 한 달이 다 돼 간다. 이번 대책은 세금, 대출, 재개발·재건축, 청약 관련 제도를 망라하고 있다는 점에서 범위가 넓을 뿐만 아니라 역대 최고급의 초강도 투기억제책이라고 할 만하다.

과열양상을 빚던 주택시장은 이제 숨고르기로 접어들었다. 일부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가격이 하락해도 거래가 뜸하다. 이번 대책으로 주택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막연한 시세차익을 노리고 여러 주택을 투자하기보다는 살만한 한 채를 보유하려는 새 흐름이 나타날 것 같다. 즉 ‘투자 가치’보다 ‘거주 가치’, ‘분산’보다 ‘압축’에 무게를 두는 경향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위원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위원
이 같은 주택시장의 새로운 흐름 형성에는 양도소득세와 재건축관련 제도 변경이 큰 요인이다. 다주택자가 내년 4월 이후 조정대상지역 안에 있는 주택을 팔 때 현재 양도차익에 따라 6~40%가 적용되는 기본세율에 2주택자는 10%포인트, 3주택자는 20%포인트를 더 물린다. 최고세율이 2주택자는 50%, 3주택자는 60%에 이를 수 있는 셈이다.

다주택자에게는 3년 이상 보유 시 보유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10~30%를 공제해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도 배제한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부담이 무거워지면서 보유하고 있는 여러 주택 가격이 올라도 실익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세후 수익률이 뚝 떨어져 여러 채의 집보다 거주 여건이 좋은 한 채를 소유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질 것이다.

또한 1가구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요건이 강화된 것도 주택의 실거주 가치를 중시하는 흐름을 재촉할 것이다. 조정대상지역에선 1가구 1주택자들도 2년 거주 요건까지 갖춰야 양도세가 비과세된다. 그동안 1주택자는 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하고 양도가액이 9억 원 이하면 양도세를 내지 않았다. 낡은 재건축이나 재개발 주택에서는 개발이 끝나기 전에는 거주요건 충족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9억 원을 넘는 1주택자도 비과세 요건 중 하나인 ‘거주 2년’을 갖추느냐에 따라 세금 부담이 큰 차이가 난다.

이번 대책으로 거주를 하지 않은 채 오로지 시세차익만을 노리고 전세를 지렛대로 아파트를 매입하는 ‘갭투자’ 열풍은 시들해질 것이다. 조정대상지역에선 아파트를 살 때 우선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바로 2년 거주요건이다. 이제는 주택을 선택할 때 투자재 개념의 '하우스'보다 안식처 개념의 '홈'의 비중이 종전보다 많이 올라갈 것이다.

한동안 아파트 재테크의 상징이었던 재건축의 미래도 안개 속이다. 이번 대책으로 ‘재건축=고수익’ 등식이 깨질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는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 양도금지로 마음대로 집을 사고팔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택시장이 불안할 경우 해당지역이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선정될 수 있는데다 내년부터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까지 부활될 가능성이 높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만큼 재건축 가능성만 보고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일반적으로 부동산 규제책이 나오면 풍선효과를 기대한 투자가 기승을 부린다. 하지만 풍선효과는 지속기간이 짧은 게 특징이다. 시장이 급변하면 기존 틈새시장이 발산하던 매력도 사라진다. 부동산은 적어도 2~3년을 보유하는 장기 투자 상품인데 풍선효과를 내다보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당장은 규제가 없더라도 시장이 과열되면 규제지역으로 바뀔 수 있다. 요즘 청약경쟁률이 뜨거운 지방의 비규제 지역은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묶일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시중금리가 오를 수 있는데다 보유세 인상 가능성도 없지 않아 분위기에 들떠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의 목표는 변동성 완화에 있다. 즉 가격과 거래량이 물 흐르듯 안정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 대책은 국지적 시장 과열을 차단하기 위한 수요억제 중심의 처방으로 정책적인 지속 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다만 앞으로 신혼부부를 위한 ‘신혼희망타운’ 대폭 확대,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과 분양주택 공급의 병행 등 일부를 보완하면 주택시장 안정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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