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억제 종합세트’ 8.2대책 이후… 부동산 패러다임을 바꿔라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
기사입력 2017.09.1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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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투기억제 종합세트’격인 8.2대책 발표이후 부동산 새판 짜기가 불가피해졌다. 이번 대책이 세금, 대출, 재개발.재건축, 청약 관련 제도를 망라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메가톤급이다. 이에 맞춰 부동산시장에서 투자의 패러다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따라서 앞으로 전개될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미리 읽고 대처 방안을 짜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제는 분산보다는 압축시대>

무엇보다 이제는 ‘똘똘한 한 채’의 가치가 커졌다. 조합원 입주권 포함한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가 4년 만에 부활된 때문이다. 다주택자가 서울을 비롯한 조정대상지역(40곳)안에 있는 주택을 팔 때 현재 양도차익에 따라 6~40%가 적용되는 기본세율에 2주택자는 10%포인트, 3주택자는 20%포인트를 더 물린다. 최고세율이 2주택자는 50%, 3주택자는 60%에 이를 수 있는 셈이다. 다주택자에게는 3년 이상 보유 시 보유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10~30%를 공제해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도 배제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및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 배제는 내년 4월 1일 이후 양도하는 주택부터 적용된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부담이 무거워지면서 여러 보유 주택 가격이 올라도 실익이 크지 않게 됐다. 세금 떼고 나면 쥘 수 있는 돈은 확 줄어 들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주택수를 늘리기보다 차라리 교육.교통.쇼핑 등 주거 여건이 좋은 입지의 우량 부동산으로 압축하는 게 낫다. “맹목적인 분산 투자는 잡초에 물을 주 것과 같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아라. 그리고 그 바구니를 잘 감시하라”는 월가의 격언을 귀담아 들을 만하다.

 <새 집 선호 현상 뚜렷해질 듯>

한동안 재건축은 아파트 재테크의 상징이었다. 낡은 재건축 아파트를 사서 기다리면 새집도 장만하고 돈도 버는 꿩먹고 알먹는 투자였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재건축=고수익’ 등식이 깨질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27곳) 내에서는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 양도금지로 마음대로 집을 사고팔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택시장이 불안할 경우 해당지역이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선정될 수 있는데다 내년부터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까지 부활될 가능성이 높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만큼 재건축 가능성만 보고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는 셈이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개발 조합원도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면 입주 때까지 되팔 수 없어 투자여건이 나빠졌다.

세법이 바뀌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조정대상지역에선 1가구 1주택자들도 2년 거주 요건까지 갖춰야 양도세가 비과세된다. 그동안 1주택자는 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하고 양도가액이 9억원 이하이면 양도세를 내지 않았다. 낡은 재건축이나 재개발 주택에서는 개발이 끝나기 전에는 거주요건 충족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9억원을 넘는 1주택자도 비과세 요건 중 하나인 ‘거주 2년’을 갖추느냐에 따라 세금이 큰 차이가 난다. 거주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매년 3%(10년 30%, 2019년 1월부터 매년 2%에 15년 3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지만 갖추면 매년 8%(10년 80%)으로 늘어난다.

이처럼 재건축.재개발의 매래가 불확실해진데다 양도세 비과세 요건까지 강화되면서 미래의 개발가치보다는 당장의 거주가치를 더 따지는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소득 증가로 주거수준에 대한 기대가 높아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대책으로 거주하기 편리한 ‘도심+역세권+신축 아파트’의 수요는 더욱 늘어 날 전망이다.

 <‘애물단지’중대형 아파트 다시 뜰까>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가 부활하면서 한때 경제적 여유의 상징이었던 중대형 쏠림현상이 재현될 까 관심이 모아진다. 결론적으로 2000년대 중반처럼 중대형아파트가 시장을 선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 사이 인구나 주택시장의 구조가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중대형 핵심 수요층인 베이비부머들이 본격 은퇴하고 있는데다 관리비 부담으로 큰 집을 기피하는 중장년층들도 많다. 더욱이 발코니 확장 허용에다 안목치수가 도입되면서 작은 집이 큰 집 효과를 내고 있어 중대형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다만 소형은 그동안 가격이 지나치게 오른데다 양도세 중과 부활로 오름세가 정체될 수 있다. 소형 아파트 가격의 강세는 1~2인 가구 증가와 실속소비 경향이 주요 요인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갭투자 수요가 몰린 측면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소형 아파트일수록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육박해 전세를 안으면 목돈 없이도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각광을 받았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용면적 60㎡미만의 수요는 지속되겠지만 이보다 규모가 약간 큰 60㎡~85㎡의 아파트도 만만치 않은 인기를 누릴 것 같다.

 <절세가 관건이다>

이제는 세후 수익률이 중요해졌다. 조정대상지역의 주택의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면 생각보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내년 3월말까지 양도(기준시점은 잔금청산일과 소유권이전등기일 중 빠른 날로 판단)를 끝내야 한다. 매매 계약일에서 잔금일까지 1~2개월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초에는 계약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전세 계약기간이 많이 남아있는 경우 매각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 다만 기준시가 1억 이하(지방 3억원 이하)은 양도세 중과 대상의 주택수에서 빠진다. 양도세 중과대상에서 벗어나려면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다만 일부 기업에서는 임직원들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취업규칙 위반으로 간주, 제한하는 곳도 많으므로 회사 내규를 확인해보는 게 좋다. 분양권 보유자들도 양도세 부담이 가중된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내년 1월부터 분양권 전매시 보유기간과 관계없이 양도세율 50%가 적용된다. 10~11월에는 매도계약이 이뤄져야 기한을 지킬 수 있다.

 <‘풍선효과’ 노린 투자는 위험>

부동산 규제책이 나오면 풍선효과를 기대한 투자가 기승을 부린다. 하지만 풍선효과는 지속기간이 짧은 게 특징이다. 시장이 급변하면 기존 틈새시장이 발산하던 매력도 사라진다. 부동산은 적어도 2~3년을 보유하는 장기 투자 상품인데 풍선효과를 내다보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우선 당장은 규제가 없더라도 시장이 과열되면 규제지역으로 바뀔 수 있다. 요즘 청약경쟁률이 뜨거운 지방의 비규제 지역은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묶일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시중금리가 오를 수 있는데다 보유세 인상 가능성도 없지 않아 분위기에 들떠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 하나. 과거에는 강남 재건축을 규제하면 강북의 재개발이나 오피스텔로 수요자들이 이동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재개발 조합원이나 오피스텔 역시 전매제한 조치가 내려지면서 풍선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규제가 심했던 2000년대 중심지역뿐 만 아니라 외곽지역 집값도 동반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고, 때로는 투자가치가 낮은 외곽을 먼저 처분하는 바람에 더 타격을 입기도 했다.

 <맞춤형 내집 마련 전략을 짜라>

부양가족이 많은 장기 무주택자라면 기존 집을 매입하기보다는 분양을 노리는 게 낫다. 9월부터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의 민영주택에서는 가점제 비율이 대폭 높아지기 때문이다. 청약 가점제는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 부양가족 수 등을 점수(총 84점)로 매겨 점수가 높은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당첨 기회를 주는 제도다.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전용 85㎡ 이하 75%에서 100%(85㎡ 초과는 50%로 종전과 동일), 조정대상지역은 85㎡ 이하 40%에서 75%로, 85㎡ 초과 0%에서 30%로 상향 조정된다.
가점이 높지 않은 젊은 층이나 1주택자에게 중소형 아파트 당첨은 거의 하늘에 별따기가 됐다. 청약보다는 내년 3월말 까지 나올 양도세 절세매물을 노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는 미계약시 추첨제로 계약자를 뽑는 ‘내집마련 추첨제’(무통장 무순위 사전예약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관심 있는 분양현장의 모델하우스를 방문, 등록하면 당첨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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